AI 열풍 등에 업은 TSMC, ‘3조 달러 클럽’ 진입 초읽기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인공지능(AI) 인프라 수요 폭증에 힘입어 파죽지세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과시한 데 이어, 향후 ‘시가총액 3조 달러 클럽’ 가입 또한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장밋빛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멈출 줄 모르는 질주, 시장 예상치 뛰어넘은 ‘어닝 서프라이즈’
TSMC는 지난 16일 실적 발표를 통해 올 3분기 순이익이 4523억 대만달러(약 21조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9.1%나 급증한 수치로, 당초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4177억 대만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매출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3% 늘어난 9899억 2000만 대만달러를 달성하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러한 기록적인 성과의 배경에는 전 세계를 강타한 AI 반도체 붐이 자리 잡고 있다. 엔비디아를 필두로 애플, 퀄컴, AMD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칩 생산을 전적으로 TSMC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TSMC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무려 71%에 달해, 2위인 삼성전자(8%)와의 격차를 ‘초격차’ 수준으로 벌린 상태다.
고부가가치 공정 집중과 수익성 강화
단순히 매출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수익성 지표인 마진율 또한 개선되며 내실 있는 성장을 증명했다. 3분기 전체 웨이퍼 매출 중 7나노 이하 첨단 공정이 차지하는 비중은 74%에 달했다. 특히 최선단 공정인 3나노와 5나노의 비중이 각각 23%, 37%를 차지하며 고수익 구조를 공고히 했다.
이러한 흐름은 4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TSMC의 4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26% 증가한 337억 달러, 주당 순이익(EPS)은 35% 늘어난 3.14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매출 총이익률과 영업이익률 또한 각각 59.9%, 50.8%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외형 확장과 수익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음을 시사한다.
꿈의 시총 ‘3조 달러’를 향해
견조한 실적은 주가 상승의 강력한 동력이 되고 있다. 현재 1조 9000억 달러 수준인 TSMC의 시가총액이 머지않아 3조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TSMC가 이 ‘꿈의 클럽’에 입성할 경우 현재 주가 대비 58%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경영진 또한 내년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8% 성장한 352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2026년까지 고성능 반도체 연간 매출 규모가 1조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애널리스트들은 TSMC의 매출이 2027년 1939억 달러, 2028년에는 2328억 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2나노 패권 경쟁
다만 장밋빛 전망 속에 변수도 존재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과 그에 따른 관세 정책 변화가 TSMC에 미칠 영향은 여전히 미지수다. 이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TSMC는 미국 내 투자 규모를 총 1650억 달러(약 234조 원)로 늘리고, 현지에 6개의 생산 공장과 연구센터 등을 짓기로 결정했다. 이는 관세 압박을 현지 생산으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기술 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TSMC는 삼성전자, 인텔과 2나노 미세 공정의 주도권을 놓고 경쟁 중이다. 급증하는 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공장에서의 2나노 생산 일정을 앞당기겠다는 계획을 세운 가운데, 파운드리 사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경쟁사들이 TSMC의 독주 체제에 균열을 낼 수 있을지가 향후 업계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