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가 그리는 우주 데이터센터와 xAI 품은 머스크의 빅픽처

스페이스X가 그리는 우주 데이터센터와 xAI 품은 머스크의 빅픽처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AI 스타트업 xAI를 완전히 품었다. 우주를 넘어 지구 안팎을 아우르는 수직 통합형 혁신 엔진을 구축하겠다는 머스크의 야심이 마침내 구체화된 셈이다. 지난 2월 마무리된 이 인수로 xAI는 스페이스X의 100% 자회사가 되었고, 금융 시장은 합병 법인의 가치를 무려 1조 2,500억 달러(약 1,820조 원)로 추산하고 있다. 주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527달러 수준에 달한다. 이는 단순한 계열사 간 결합을 넘어, 향후 우주 산업과 인공지능 인프라의 융합이 자본 시장에 가져올 파급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러한 공격적인 몸집 불리기의 이면에는 올해 하반기로 예정된 1조 7,500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IPO가 자리 잡고 있다. 스페이스X가 투자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꺼내든 핵심 카드는 다름 아닌 ‘우주 궤도 데이터센터’다. 머스크는 향후 몇 년 안에 우주 공간이 AI 연산을 위한 가장 저렴하고 효율적인 인프라 거점이 될 것이라 호언장담해왔다. 지상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지을 때마다 겪어야 하는 지역 사회의 거센 반발이나 막대한 전력 소모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롭다는 점은 확실히 매력적인 투자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테크 업계의 거물들은 벌써부터 이 궤도 인프라에 눈독을 들이는 눈치다. 당장 지난주 앤스로픽이 테네시주 멤피스에 위치한 xAI 데이터센터의 컴퓨팅 자원을 활용하기로 스페이스X와 손을 잡았다. 지금 당장은 지상 인프라를 쓰지만, 향후 우주 궤도 데이터센터까지 협력 범위를 넓힌다는 뼈대가 포함된 의미심장한 계약이다. 여기에 구글 역시 스페이스X와 궤도 데이터센터 구축 및 활용을 두고 긴밀한 물밑 교섭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2015년에 스페이스X에 9억 달러를 베팅했던 구글은 스페이스X 외의 다른 발사체 기업들과도 접촉 중이며, 내년까지 자체적인 ‘프로젝트 선캐처(Project Suncatcher)’의 일환으로 프로토타입 위성을 쏘아 올릴 계획까지 세워두며 우주 기반 AI 인프라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물론 시장 한편에서는 머스크의 이러한 구상을 상장 흥행을 위한 과도한 포장으로 치부하기도 한다. 위성 제작부터 실제 우주 발사와 유지보수까지 들어가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계산기에 넣어보면, 여전히 지상 데이터센터의 경제성이 압도적이라는 회의적인 분석도 적지 않다. 인프라 구축의 패러다임을 대기권 밖으로 옮기겠다는 이 거대한 베팅이 금융과 테크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뒤집을 마스터피스가 될지, 아니면 막대한 자본만 태우고 끝날지는 향후 궤도 데이터센터가 증명해 낼 실제 연산 효율에 달려있을 것이다.

박지원 (Park Ji-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