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통신망으로 진화하는 스타링크: 분쟁 지역 지원과 차세대 속도 혁신

글로벌 통신망으로 진화하는 스타링크: 분쟁 지역 지원과 차세대 속도 혁신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 기업 스페이스X가 반정부 시위로 유혈 사태를 겪고 있는 이란에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무료로 지원하며 글로벌 통신망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란 정부가 무자비한 진압과 함께 대대적인 인터넷 차단에 나서자 내린 조치다. 이란 시민의 인터넷 접근을 돕는 단체 홀리스틱 레질리언스(Holistic Resilience) 측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이란 내 스타링크 수신기를 보유한 사용자들이 가입비 없이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의 12일 전쟁 이후 이란 당국이 스타링크를 불법으로 규정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국경을 넘어 밀반입된 기기는 5만 대를 웃도는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외부와의 소통이 철저히 단절된 상황에서 스타링크는 시위대의 참상과 사망 소식을 국제 사회에 알리는 핵심적이고 유일한 창구가 되고 있다. 반정부 시위가 보름 넘게 이어지면서 희생자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미국 소재 인권 단체는 17일째를 맞은 시위로 약 2,000명이 사망했다고 보고했으며, 반체제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은 희생자가 최대 1만 2,000명에 달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란 당국은 위성안테나가 설치된 아파트를 급습해 장비를 압수하는 등 사용자 추적에 혈안이 되어 있는 상태다.

미국 정부와의 교감 및 소프트 파워 확대 스페이스X의 이번 이란 지원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와 이란의 인터넷 통신 문제를 논의했다는 백악관의 발표 직후 수면 위로 드러났다. 블룸버그 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스타링크가 단순한 인터넷 사업을 넘어 머스크와 미국 정부의 강력한 외교적 ‘소프트 파워’ 도구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한다. 스페이스X는 이미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안정적인 통신 인프라를 제공해 그 위력을 입증한 바 있다. 나아가 최근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이 축출된 베네수엘라에서도 시민들을 위해 한시적인 무료 인터넷 제공을 약속하는 등 전 세계 핫스팟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위성 인터넷망의 기술적 한계 돌파를 위한 주파수 확장 이처럼 글로벌 통신망으로서의 역할과 수요가 폭발적으로 커지는 가운데,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 네트워크의 대대적인 성능 업그레이드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핵심 목표는 업로드 속도의 획기적인 향상이다. 회사는 최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13.75~14.0GHz 및 14.5~14.8GHz 주파수 대역을 자사 위성 하드웨어에 추가로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기존에 FCC가 기가비트 속도 구현을 위해 지구에서 우주로 향하는 업로드용 스펙트럼 사용을 승인하긴 했다. 하지만 현행 규정상 13.75~14.0GHz 대역을 쓰려면 직경 4.5m 이상의 대형 안테나가 필요하다. 이는 일반적인 스타링크 접시형 안테나로는 감당할 수 없는 크기이기 때문에, 스페이스X로서는 규제 면제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비대칭성 해소 및 기가비트 시대로의 도약 스페이스X는 이번 주파수 확장이 다운로드와 업로드 간의 4대 1 속도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초고속, 초저지연 광대역 통신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화상 회의와 같이 데이터 소모가 많은 실시간 애플리케이션의 품질을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14.0~14.5GHz 업로드 대역과 인접한 이 250MHz 스펙트럼을 활용해, 현재 20~40Mbps 수준에 머물러 있는 업로드 속도를 대폭 개선하여 더욱 대칭적인 브로드밴드 환경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관심을 끄는 대목은 단종된 1세대 원형 안테나부터 미니, 2세대 모델 등 전체 라인업에 걸쳐 스펙트럼 사용을 요청했다는 점이다. 스페이스X 측은 기기 변경 시에도 방사선 노출 기준을 초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하드웨어의 전면적인 교체 없이 단순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도 성능 향상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궁극적으로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를 통해 기가비트급 속도를 제공할 계획이다. 최고 속도 도달을 위해서는 기업용 고성능 하드웨어가 필요할 수 있지만, 지난 1월 FCC가 스타링크 네트워크의 더 높은 전력 출력을 승인한 만큼 기존의 일반 사용자들 역시 조만간 의미 있는 체감 성능 개선을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하은 (Lee Ha-e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