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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늘어가는 게임 마케팅 비용
[특집] 늘어가는 게임 마케팅 비용
  • 이승현
  • 승인 2019.03.21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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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진단-③] 대규모 마케팅 감당하기 힘든 중소게임사 실적 부진

1990년대 이후 꾸준히 성장해온 게임산업은 하나의 거대한 시장으로 자리잡았고,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게임업계가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추세다. 하지만 시장이 과열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중소 게임사는 오랜 가뭄을 겪고 있다.

◆한콘진 "대자본 아닌 게임, 성공 어려워져" 우려

21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게임사들이 실적부진 마케팅에 자본력을 투자하기 어려운 중소게임사들은 영업이익 감소, 실적부진 등 문제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표된 게임사의 2018년 영업실적을 살펴보면, 선데이토즈와 데브시스터즈는 영업이익에서 적자를 기록했다. 썸에이지, 엔터메이트, 조이시티 등 중소게임사 대부분도 적자로 전환됐다. 또 지난해 파티게임즈의 상장폐지 소식과 함께 와이디온라인 역시 상장 폐지 위기라는 안타까운 소식도 들려왔다.

 

넥슨은 신작 '트라하' 광고에 '토르'로 잘 알려진 크리스 헴스워스를 광고모델로 기용했다. 이 광고는 한달만에 조회수 500만을 돌파했다.(사진=트라하 광고 화면 캡처)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1월 발간한 '2018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3N을 포함한 상위 7개 게임사가 대한민국 게임 매출의 약 61%를 차지하고 있다. 김영준 한국콘텐츠진흥원 회장은 지난해 취임사를 통해 "게임은 대기업 중심으로 콘텐츠가 양산되다 보니 신성장 동력이 될 업계가 생존하지 못하고 있다"며 게임업계 양극화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특히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콘텐츠산업 2018년 결산 및 2019년 전망 보고서'를 통해 "대규모의 인력과 자원 투자로 만들어진 게임이 마찬가지로 두터운 자금력에 의해 집행되는 마케팅을 통해 대중으로 퍼져가는 경우가 아니면 쉽사리 대중적인 성공을 담보하기 어려운 현실"이라며 "대자본 대신 참신한 아이디어와 탄탄한 기획으로 제작되는 게임의 성공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콘텐츠 자체의 업계 평균 퀄리티 전반에 걸친 저하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15년 슈퍼볼에 등장한 '클래시 오브 클랜' 광고
2015년 슈퍼볼에 등장한 '클래시 오브 클랜' 광고(사진=클래시 오브 클랜 광고 화면 캡처)

◆'슈퍼볼' 광고로 가속화된 대규모 게임 마케팅

업계에 따르면 대규모 게임 마케팅의 시작을 슈퍼셀의 슈퍼볼 광고로 보는 분석이 많다. 2015년 제49회 슈퍼볼에서 인기배우 ‘리암 니슨’이 '앵그리니슨52'로 변신해 스마트폰으로 모바일게임을 즐기는 내용의 특이한 광고가 눈길을 끌었다.

바로 슈퍼셀의 ‘클래시 오브 클랜’ 광고다. 슈퍼셀은 1분가량의 광고를 내기 위해 약 100억원의 돈을 투자했고, 전 세계 1억명이 시청한다는 슈퍼볼에 내걸린 그 광고는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슈퍼셀은 한국에서도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친다. 업계에 따르면 슈퍼셀은 마케팅 이후 올린 매출을 또 다시 마케팅에 쏟는 방식으로, 수백억 규모의 비용을 게임 홍보를 위해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슈퍼셀의 마케팅 효과를 본 국내 게임업계도 본격적으로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4년 넷마블이 ‘레이븐’ 광고모델로 차승원을 발탁한 이래로 많은 게임사들이 스타를 기용한 마케팅을 선보였다.

 

◆연예인에서 인플루언서까지...‘게임 없는 게임 광고’ 부작용 낳기도

이후 게임사들은 너도나도 게임 광고에 스타들을 집어넣기 시작했다. 이병헌, 원빈, 최민식 등 스크린이나 브라운관에서도 만나보기 힘든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광고가 등장하자 많은 사람들에게 주목받았다.

 

원빈을 모델로 기용해 화제가 된 짐의 강산(사진=짐의 강산 광고 캡처)
원빈을 모델로 기용해 화제가 된 짐의 강산(사진=짐의 강산 광고 캡처)

최근에는 10~30대층의 주 이용 플랫폼이 TV에서 유튜브·트위치 등 온라인 스트리밍 사이트로 옮겨가면서, 게임사들도 연예인에서 게임방송을 콘텐츠로 하는 인플루언서를 기용하는 마케팅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하지만 게임사들이 연예인을 활용한 마케팅에 몰두한 나머지 이른바 ‘게임 없는 게임 광고’들도 등장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게임 커뮤니티를 자주 본다는 네티즌 A씨는 "게임 내용을 하나도 안 보여주는 광고가 많이 보인다"며 "그런 광고들이 나오면 그 게임은 거르게 된다"고 비판했다.

특히 지난해 출시한 ‘왕이되는자’는 지나치게 선정적인 내용과 더불어 게임에 등장하지 않는 콘텐츠를 있는 것처럼 광고해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에게 광고 차단 조치를 당하기도 했다.

게임위로부터 광고차단조치를 받은 왕이되는자(사진=게임물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게임위로부터 광고차단조치를 받은 왕이되는자(사진=게임물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왕이되는자'를 비롯해 몇몇 중국게임들이 이런 선정적이거나 허위·과장광고를 이용해 고객을 유인하는 것에 대해 관련법제의 미비로 솜방망이 처벌이 내려진다는 지적도 많다. 실제 게임위는 허위·과장 광고에 대해서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을 뿐이고, 허위·과장된 내용이 아니라면 선정성에 대해서는 처벌한 근거조차 없다. 이에 게임위는 지난 1월 방송통심위원회와 함께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스타·노이즈마케팅에서 벗어난 ‘웰메이드 광고’도 등장

단순히 스타들이 등장해 게임 이름을 외치거나 자극적인 내용으로 점철된 광고에서 벗어나 게임과 어우러진 ‘웰메이드 광고’로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광고들도 있다.

펄어비스의 ‘검은사막’은 신규 캐릭터 ‘란’ 업데이트를 마케팅하기 위해 오연서를 기용했다. 지난 2017년 12월 서울 동대문디지털플라자에서 열린 '검은사막 FESTA'에서 첫 공개된 오연서의 '란' 광고는 오연서가 화장품 광고를 촬영하는 줄 알았지만 알고 보니 검은사막 광고였다는 반전있는 내용으로 관람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넥슨의 ‘아생의 땅: 듀랑고’ 역시 잘 만든 광고로 손꼽힌다. '듀랑고'는 공룡이 사는 미지의 섬에서의 생존을 주제로 한 게임이다. 넥슨은 외국 무명 배우들을 기용해 실제 게임 속 세상에서 생활한다는 내용의 광고를 만들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게임 마케팅에 게임사들이 돈을 많이 쓰게 되면서 중소게임사들의 게임이 홍보가 어려워진 측면이 있지만 국내 게이머들은 광고에 연예인을 기용하는 등 많은 돈을 투자하는 게임보다 게임 화면을 전면에 내세워 자신감을 보이는 게임에 더 관심을 갖는 편"이라며 "특별한 홍보 없이도 입소문을 타고 사람들이 몰리는 게임도 있는 만큼 게임 본연의 가치인 '재미'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현 기자 lolsh@4s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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