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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만사] 박주현 변호사 “암호화폐 계의 특별감찰관 되겠다”
[포만사] 박주현 변호사 “암호화폐 계의 특별감찰관 되겠다”
  • 변인호
  • 승인 2019.03.13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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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가 만난 사람] 박주현 법무법인 광화 변호사

정부가 사실상 암호화폐에 손을 놓고 있는 동안 암호화폐 거래소에 투자했다가 피해를 봤다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최근 피해를 본 투자자들이 집단소송 등 단체 행동에 나서는 가운데, 포스터가 법원에서 암호화폐 거래소 대표의 재산 가압류 결정을 받아낸 박주현 법무법인 광화 변호사를 만나 피해구제를 위한 방법과 현 상황에 대한 전망을 물어봤다.

 

사진=변인호 기자
사진=변인호 기자

◆“암호화폐 계의 특별감찰관이 되겠다”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실 감찰담당관 출신인 박 변호사는 지난 12일 포스터와 만나 암호화폐 거래소 관련 피해가 발생했을 때 피해구제를 위해서는 신속한 거래소 재산확보가 중요하다고 꼽았다. 박 변호사는 “요즘 들어 ‘암호화폐 계의 특별감찰관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한다”며 “법이 아니면 돈을 받을 수도 없어서 답답한 상황을 마주하게 되는데,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재산확보 등 집행부터 하고 집회 같은 행동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스타빗 대표의 재산 가압류 결정 판례는 암호화폐 거래소라는 회사의 책임을 대표 책임으로 볼 수 있다는 법적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박 변호사는 “올스타빗 때 보증보험을 통해 압류해서 20만원 정도밖에 들지 않아 의뢰인의 부담을 줄여줬다는 성과는 있지만, 의뢰인을 많이 모으지 못했기 때문에 한계가 있었다”며 “한정된 자원으로 진행해서 신 대표 재산 압류는 성공했지만 임원진 등 다른 사람들은 이미 재산을 다 빼돌렸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스타빗 외에도 암호화폐 거래소에 투자했다가 피해를 봤다고 호소하는 투자자들은 늘어나고 있다. 지난 12일 밤에는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업의 강모 대표가 “1000만원을 투자하면 두 달 뒤에 5000만원으로 돌려준다”는 등 투자자들을 현혹해 투자금을 끌어모은 혐의로 구속됐다.

박 변호사는 암호화폐 투자 피해자들에게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법률 조언이 있냐는 질문에 “일단 법무법인 광화의 박주현 변호사를 찾아오시라”며 설명을 시작했다. 박 변호사는 “집단대책위 단톡방에 들어가 한 달가량을 지켜봤지만 사람들이 생각보다 정말 법을 잘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런 일을 할 때는 법정에서 싸우거나 경찰 단계에서 수사할 때도 증거싸움이기 때문에 항상 증거기록을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서 “사전에 도망가지 못하게 목줄을 쥐는 것이 필요한데 순진한 사람들이 많아서 사기 치려는 사람들이 도망갈 길이 다 열린 상태로 공론화되고 있다”며 “올스타빗의 신 대표 재산도 압류는 했지만 공론화가 많이 된 후에 사건을 맡아서 늦은 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획 단계부터 이상한 거래소 많아”

박 변호사는 “사실 거래소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하고 싶었지만,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최근에는 애초에 기획 단계부터 사기를 치기 위해 폰지사기(다단계 금융사기) 형태의 거래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박주현 변호사는 ‘세계 최초의 암호화폐 펀드’ 지닉스펀드 사건을 수임했고, ICO(암호화폐공개)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등 블록체인-암호화폐 생태계를 위해 힘써왔다. 박 변호사는 “ICO 헌법소원을 제기하면서 블록체인 생태계를 건전하게 유지되고 정책적으로 지원받으면서 장려할 수 있는 방향으로 되도록 생각했었는데 막상 나와서 일을 해보니 또 다른 면을 보게 됐다”며 “지닉스는 건전한 거래소인데 법령 미비를 거래소 책임으로 돌린 것이었지만, 제대로 된 규제가 없어서 온갖 사기꾼들이 즐비한 이상한 거래소도 많다”고 말했다.

 

사진=변인호 기자
사진=변인호 기자

실제로 지난달 16일에는 4개월가량 출금대기·불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피해를 본 올스타빗의 이용자들이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들은 올스타빗 피해자 대책위원회(이하 피대위)를 조직해 올스타빗에 민·형사 책임을 묻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대위에 따르면 고소장을 제출하기로 한 피해자 18명이 출금 불가 조치로 인해 투자금 손실이 일어난 후의 피해추정액만 약 3억원에 달한다. 박 변호사는 지난달 27일 법원에서 출금정지등의 문제가 있던 암호화폐 거래소 올스타빗의 신모 대표 재산 가압류 결정을 받고 28일 등기를 마쳤다.

박 변호사는 “올스타빗에서 피해를 봤다는 분이 의뢰했을 때 처음엔 거짓말인 줄 알았다. 근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1000만원을 넣으면 50만원을 준다는 등 넘어갈 만하긴 했다. 완전히 사설도박장 같은 전형적인 폰지사기 형태였다”며 “올스타빗 자본금이 1000만원밖에 없길래 조사해보니 투자자들이 올스타빗 법인계좌가 아니라 또 다른 법인계좌로 입금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정말 순진하고 법을 잘 모르는 것 같아 답답하기도 했지만, 이런 것들을 없애버려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 상황은 정부 책임이 크다”

박 변호사는 암호화폐 거래소에 투자했다가 피해를 본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은 직무를 유기하고 있는 현 정부 책임이 크다고 비판했다. 박 변호사는 “건실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나 암호화폐 거래소도 있지만 이들 모두에게 주홍글씨를 지우는 나쁜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이를 빨리 해결해야 하지만, 정부가 규제를 안 하고 있다”며 “거래소 보안이나 자본금 등 특정 영역에서 자격 요건을 충족해야 거래소를 운영할 수 있게 해야 하지만 제대로 준비도 안 된 사람들이 거래소를 운영하며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이는 정부가 큰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박 변호사는 “도박장 같은 곳에 가는 사람들은 잘 제어가 안 되지만 정부가 일정 금액 이상 못 쓰게 하는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서 제어해야 하는데 이런 것이 없다”며 “정부가 빨리 업계를 정리하지 않으면 수많은 피해자가 양산될 것 같아 걱정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어서 “국회 쪽은 암호화폐와 관련해 많이 열려있지만 금융위원회와 청와대가 견고하게 막고 있는 것 같다”며 “어느 기술이나 과도기는 있고 과도기를 잘 극복해야 선진국으로 간다. 좋든 싫든 법제화는 당연한 것인데 계속 이 상태가 되면 한국이 후진국이나 중진국이 되는 슬픈 현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박 변호사는 “정부 부처는 주관업무가 다르기 때문에 의견 대립이 생기는데 청와대와 국무조정실이 이를 조율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며 “하지만 의견 대립 조정을 못 하고 있어 심각한 직무 유기 상태다. 이런 식으로 계속되면 한국이 4차 산업에서 뒤처졌을 때 책임은 문재인 정부에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암호화폐 해외 송금’을 내세워 가장 처음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한 블록체인 기반 핀테크업체 ‘모인’의 요청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획재정부, 법무부 간 의견 대립으로 인해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변인호 기자
사진=변인호 기자

◆“정부는 더 이상 방치하지 말라”

정부의 방치 속에 규제공백은 계속되고 있지만 법조계에서는 피해자 구제를 위한 움직임이 시작됐다. 지난 5일 대검찰청은 가상통화(암호화폐), P2P(개인간거래), 핀테크 등 고수익을 미끼로 하는 신종 범죄를 막기 위해 '서민다중피해범죄 대응 태스크포스(TF)'를 출범했다. 고검검사급 검사를 팀장으로 전문연구관, 검찰수사관 등 총 5명으로 구성됐으며 유관기관과의 협조를 바탕으로 일선 검찰청을 지휘해 종합 대응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박 변호사는 “최근 법원 쪽에서 암호화폐와 거래소를 계약관계로 보고 있고, 관련 판례도 나오고 있다”며 “저도 암호화폐 관련 모든 판례를 연구하고 있고, 블록체인법학회 등 실무자들이 법제를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박 변호사는 1년이 넘는 암호화폐 규제공백을 지적하며 “이번 정부가 잘할 지는 물음표가 앞선다”고 걱정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가상통화 빙자 유사수신 신고·상담건수는 2016년 53건에서 2017년 453건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기준 다단계·유사수신 검찰 접수인원은 4591명으로 2015년에 비해 2.4배 증가하는 등 관련 범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박 변호사는 “200개가 넘는 거래소 보안에도 인력과 자금이 들어가니까 중소형 거래소는 보안이 부실할 수밖에 없는데 입법화된 부분이 없으니 피해자만 양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는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거래소들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도록 그림을 그려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변호사협회 IT·블록체인 특별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박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 IT·블록체인 특별위원회는 법안발의 등 제도적인 부분을 보완하고 피해자 발생을 사전에 예방하는 쪽으로 활동할 것 같다”며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검찰과 함께 경찰도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터뷰·사진 변인호 기자 / 정리 이승현 기자

변인호 기자 jubar@4s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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