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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을씨년스러운 ‘탑비트’ 사무실
[단독] 을씨년스러운 ‘탑비트’ 사무실
  • 변인호
  • 승인 2019.03.06 15:01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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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비트 의혹-②] 탑비트는 정상적으로 운영된 기업인가

지난달 28일 오픈한 암호화폐 거래소 탑비트가 지난 5일 "대표가 자살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공지를 올리며 투자자 피해가 확산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갑자기 올라온 공지를 두고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직접 탑비트를 찾아가 보니 탑비트 우편함에는 우편물이 수북이 쌓여있었고, 사무실은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다.

탑비트 사무실 건물 외부(사진=변인호 기자)
탑비트 사무실 건물 외부(사진=변인호 기자)

6일 탑비트가 입주한 건물 관계자는 포스터에 "2월 말에 관리비도 제대로 내고 저번 주까진 사람들도 출근해서 돌아다니는 것 같았다"며 "아직 경찰에서 연락 온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탑비트가 입주한 건물은 준공한 지 1년이 되지 않아 건물 외벽에 입주자를 모집한다는 플랜카드를 건 건물이었다. 1층도 아직 입주자가 없는 것으로 보였다.

탑비트 사무실이 위치한 901호를 찾아 비닐 포장도 벗겨지지 않은 버튼을 눌러 엘리베이터를 탔다. 9층에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가장 먼저 보인 것은 불 꺼진 어두컴컴한 복도와 정면에 전단만 널부러져 있는 빈 사무실들이었다.

사진=변인호 기자
사진=변인호 기자

미세먼지도 심하고 비가 올 듯 먹구름이 낀 날씨에 마침 복도 전등이 꺼져있어 어두운 상태라 핸드폰 플래시를 켜고 901호를 찾았다. 아직 입주기업이 별로 없어서인지 보통의 사무동 건물 엘리베이터 옆에 있는 층별 안내도도 없었고, 사무실 앞에 호수를 표시한 명패도 없었다. 하지만 탑비트가 있는 구역은 탑비트 말고 입주한 기업이 없어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탑비트 간판 옆 잠겨있는 투명한 문 너머로 탑비트 사무실 내부를 살펴볼 수 있었다. 탑비트 사무실은 사무공간, 탕비실, 회의실이 갖춰진 것으로 보였다.

포장을 뜯지 않은 키보드와 마우스(사진=변인호 기자)
포장을 뜯지 않은 키보드와 마우스(사진=변인호 기자)

하지만 CEO 포함 총 8명이 근무한다던 탑비트의 말과 달리 실제로는 3~5명만 활동한 것 같았다. 문 앞의 네 자리는 키보드 포장도 벗기지 않은 상태였고 사람이 생활했던 흔적을 발견할 수 없었다.

안쪽에서는 생활 흔적이 발견된다(사진=변인호 기자)
안쪽에서는 생활 흔적이 발견된다(사진=변인호 기자)

안쪽의 다섯 자리는 슬리퍼, 넘겨진 달력, 흐트러진 의자, 사용한 흔적이 있는 휴지가 보였다. 어떻게 봐도 많아야 5명이 활동한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탑비트 우편함(사진=변인호 기자)
탑비트 우편함(사진=변인호 기자)

탑비트를 운영하는 법인은 ㈜크립토앤컴퍼니라는 회사다. 건물 관계자에 따르면 이 회사가 그래도 지난주까지 출근하고 돌아다니는 걸 봤다고 했지만 공지에 올린 대로 재택근무를 시작했기 때문에 불도 꺼져있는 것 같았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우편물 관리는 어떻게 되고 있는지 확인하러 탑비트의 우편함을 찾았다.

한눈에 띄는 우편함이 있었다. 다른 우편함은 아직 미입주인 곳이 많아 대부분 우편물이 없거나 한두 개 정도만 있었는데, 유독 한 곳만 우편물이 수북이 쌓여있었다. 수북이 쌓인 우편물을 뒤적이다 지난 1월 우체국에서 발송했다는 표시가 된 우편물들을 발견했다.

서울방화동우체국에서 2019년 1월 14일, 서울당산우체국에서 2019년 1월 21일자로 날짜가 찍혀 있었다. 국민연금공단과 국민건강보험에서 보낸 우편물도 여럿 있었다. 깨끗했던 사무실과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뜻밖의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건물 관계자는 "5일 오전에 두어 명이 몇 억을 투자한 사람들이라면서 찾아와서 번호를 보여주고 입주자 연락처가 맞냐며 물어봤다"며 "또 등록된 차량이 있냐고도 물어보더니 CCTV 좀 보자고 해서 그건 경찰이 정식으로 요청하지 않으면 보여줄 수 없다고 답변하니까 알았다면서 갔다"고 밝혔다. 거래소 공지가 올라오기 전에 탑비트의 김모 대표를 찾아온 사람들이 있었다. 더 이상은 확인되지 않았다. 석연치 않은 부분만 늘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사진=탑비트 홈페이지)

탑비트는 지난 5일 13시 45분쯤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상황과 앞으로 운영 안내”라는 공지를 올렸다. 공지는 “김모 대표가 4일 오후 5시경 자살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문자를 통해 ‘투자유치에 실패했다. 자살한다. 미안하다’라는 유서를 보내왔다”며 “전화를 했지만 지금까지 전화기는 꺼져있다. 집에 가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경찰서에는 다녀온 상태이며 혹시라도 올지도 모를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고 공지했다.

이어 "현재 직원들은 신변문제로 재택근무로 변경해 투자자들이 사무실에 와도 응대가 불가능하다"면서 "현재 보유하신 원화자산 출금은 가능하지만 TB(자체코인)의 경우 계좌 잔금이 부족해 코인 개수를 계산, 매수 거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탑비트가 자체 발행한 코인인 ‘TB’는 탑비트가 서비스를 접으면 사실상 거래할 곳이 없다. 특히 공지가 한다고 게시된 이후 TB가 99% 급락해 1개당 0.5원에 거래가 되는 등 TB를 보유한 투자자가 큰 손해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변인호 기자 jubar@4s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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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9-03-06 15:51:02
원래 TB 휴지 쪼가리였지만 이젠 걸레가 됐네

롤리찹 2019-03-06 15:49:56
대표 자살했다 한들 이렇게 문 닫는게 말이됌? 이건희 죽으면 삼성 부도나나

코인장사치 2019-03-06 15:49:07
자살했다는 설이 있을 뿐 어디에도 확실한 이야기는 없음 결국 회사 사실상 문닫은거 아님??? 탑비트 믿고 투자한 사람들은 어케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