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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메모] 위기의 KeSPA, 달라져야 한다
[현장메모] 위기의 KeSPA, 달라져야 한다
  • 변인호
  • 승인 2019.03.01 0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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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스파의 존재 이유를 모르겠다"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미래 4차 산업의 선두주자에 있는 e스포츠 업계 사람들은 한국e스포츠협회, KeSPA에 대해 이렇게 평가한다. 한국 e스포츠 산업의 발전을 위해 탄생한 KeSPA에 대해 많은 프로게임단과 업계 관계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번 포스터가 단독으로 공개한 KeSPA의 전 수장이자 청와대 정무수석이었던 전병헌 전 수석의 1심 판결문을 보면 그 답이 있다. e스포츠 생태계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KeSPA가 정치인의 사조직으로 움직이며 로비 창구 역할을 했다. 전 전 수석은 롯데홈쇼핑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했고, 이렇게 모은 KeSPA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 또 기획재정부를 압박해 KeSPA 신규 사업 예산 20억원을 편성했고, 심지어는 스포티비 대표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

이처럼 전 전 수석이 사익을 채우기 위해 KeSPA를 악용했지만, 그 누구도 KeSPA의 운영과 문제에 대해 지적하지 않았다. 투명성이 결여됐기 때문이다. KeSPA는 그동안 검은 장막에 쌓여 운영돼왔기 때문에 정치인 개인의 사조직으로 전락했고, 무분별한 비리에 휩싸였지만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지난해 개최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e스포츠 국가대표 선발 과정은 이 같은 KeSPA의 ‘투명하지 못한 운영’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다. 지난해 5월 KeSPA와 국내 배급사 유니아나는 아시안게임 e스포츠 6개 종목 중 하나인 축구게임 ‘PES(Pro Evolution Soccer·위닝일레븐) 2018’ 국가대표 선발전에 관한 모든 정보를 비공개했다. 당시 유저들은 “아시안게임에 국가를 대표해서 나갈 선수를 뽑는데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일관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KeSPA와 유니아나는 이런 비판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한국 e스포츠는 1998년 스타크래프트의 선풍적인 인기에 힘입어 태동했다. 이후 인터넷 등 발달한 인프라를 기반으로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이 등장하고, 2004년 부산시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열린 스타리그 결승전에는 10만명의 관중이 운집하기도 했다. 하지만 KeSPA는 자생했던 한국 e스포츠에 오히려 찬물을 끼얹었다. KeSPA는 스타크래프트 관련 중계권 분쟁의 주범이었고, 이번에 전 전 수석이 KeSPA를 사조직으로 운영했던 것이 드러나 국민들에게 충격을 줬다. 오히려 e스포츠 발전을 위해 발로 뛰어야 할 KeSPA가 e스포츠를 바라보는 국민의 인식을 부정적으로 만들었을 뿐이다.

e스포츠 업계를 넘어 일반 국민에게 제대로 된 e스포츠 문화를 보여주기 위해서 KeSPA는 바뀌어야 한다. 보다 투명한 운영을 위해 협찬금과 사용내역 등을 공개해야 하고, 그간의 문제에 대해 겸허하게 수용하고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또 리그오브레전드(LoL)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게임의 아마추어 분야가 태동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전 전 수석의 초라해진 뒷모습을 보며 이제 KeSPA는 달라져야 한다.

변인호 기자 jubar@4s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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