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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메모] 교체된 정권, 달라진 입장
[현장메모] 교체된 정권, 달라진 입장
  • 변인호
  • 승인 2019.02.16 20:0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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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방송통신위원회가 해외 불법 사이트 차단을 위해 https와 관련된 방법인  'SNI(Server Name Indication) 차단 기술'을 도입했다. 하지만 차단 방식이 마치 우편 발신자와 수신자를 확인해 발송에 개입하겠다고 한 것과 마찬가지여서 인터넷 개인정보를 감청·검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이번 조치가 과도한 검열이라며 철회하라는 청원들이 넘쳐났다. 지난 11일 한 네티즌이 올린 ‘https 차단 정책에 대한 반대 의견’이라는 글은 16일 오후 기준 참여 인원 21만 명을 넘어섰다. 청원인은 "https를 차단하는 것은 인터넷 검열의 시초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검열에 대한 여론이 확산되자 방통위는 지난 14일 "사이트 접속 기록을 수집해 정부 입맛에 따라 감시하거나 사이트를 차단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데 이는 불법이라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해명했다. 방통위의 해명은 반대로 생각했을 때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국민을 정부 입맛에 따라 감시하거나 사이트를 차단할 수도 있다는 것과 같다.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김성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는 정부의 https 차단 정책에 대해 “이러한 방식으로 인터넷 검열을 하는 민주주의 국가는 단 한 곳도 없다”며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나 하는 검열이 한국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 2009년 포르노 사이트 차단을 명목으로 대대적 인터넷 단속을 벌였다. 2009년 1월 12일 관영 신화통신 등은 공안부 등 유관부처 7곳이 합동으로 단속을 벌인 결과 최근 3일간 91개의 음란물 사이트가 폐쇄됐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의 인터넷 관련 프로젝트는 '황금방패(黃金防牌)' 혹은 '금순공정(金盾工程)' 이라고 불린다. '황금방패'는 1998년부터 시작된 중화인민공화국의 디지털 공안 체제로 중국 공안부에서 운영한다. 또다른 별칭으로는 만리장성에 빗대어 방화장성(防火長城) 또는 만리방벽(萬里防壁, Great Firewall)이 있다.

2009년 당시 중국 정부는 표면적으로 음란물이나 유해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고 건전한 사회 분위기를 확립하기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정치·사회적으로 민감하거나 자국에 비판적인 내용을 게재해 온 사이트도 차단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중국은 한국과 비슷한 DNS 차단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DNS 차단 방식은 누가 어느 사이트에 접속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는 점과 합법적인 콘텐츠까지 차단될 위험성 등 여러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이보다 더 강력한 'SNI 차단' 방식을 도입했다.

이런 정책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2012년 대선 공약과도 상충하는 내용이다. 지난 2012년 10월 15일 한국인터넷포럼이 개최한 'ICT 정책 간담회'에 참석했던 당시 문재인 후보는 뉴욕타임스에 게재된 '한국에서 이렇게 쓰면 검열당한다'는 기사를 언급하며 "인터넷 검열국가라는 오명을 벗겠다"고 인터넷 자유국가를 확립하겠다고 선언했다.

테러방지법을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하던 2016년 더불어민주당도 어디로 갔는지 찾기 어렵다. 네티즌들은 테러방지법과 이번 'https 차단'이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무차별적 정보 수집, 정부의 통신 검열 우려 등 측면에서 같은 이슈라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현 정부·여당의 대응은 지난 2016년 2월 23일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108명이 테러방지법 통과를 막기 위해 몸을 던져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하던 모습과 상반된다. 주체가 국정원이 아닐 뿐 전 국민을 통신감청할 수 있다는 부분은 2016년의 테러방지법과 이번 'htts 차단'이 별반 다를 바 없다. 정권이 바뀐 것 때문에 입장이 변경된 것일까.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테러방지법 통과를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실시했다. 필리버스터 9일째까지 총 38명의 의원이 연단에 섰고, 누적 발언시간은 총 192시간 27분(8일 0시간 27분)으로 세계 최장기록이다. 당시 이종걸 원내대표는 "국정원이 테러라는 명분으로 전 국민에게 통신감청하는 '빅브라더스'가 되는 '국정원 국가'가 될 날도 멀지 않았다"며 "몸을 던져 막겠다"고 입장을 피력했다.

반면 지난 2017년 5월 28일 당시 서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두고 국회에 제출한 서면질의답변서를 통해 "대통령이 테러방지법에 대해 한 말은 국민을 대상으로 한 무차별적 정보 수집에 따른 기본권 침해 소지를 우려한 것"이라며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무차별적 정보 수집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통위 정책 취지는 확실한 명분이 있다. 하지만 인터넷은 '자유' 위에 존재하고 성장한다. 외국처럼 리벤지 포르노 같은 불법 동영상이 문제가 됐을 때, 모든 국민의 통신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수사를 통해 관련자를 엄벌에 처하는 것이 맞다. 인터넷 검열국가 오명을 벗겠다던 약속은 어디에 있을까. 정부가 '빅브라더'가 되는 것을 막겠다고 192시간 27분의 필리버스터를 했던 사람들이 조용한 이유는 무엇일까.

변인호 기자 jubar@4s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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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9-02-16 20:18:37
ㅇ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