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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젊은이들의 문화”
“게임은 젊은이들의 문화”
  • 변인호
  • 승인 2019.05.29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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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서 ‘게임질병코드 지정에 관한 애도사’와 ‘게임 자유 선언’ 낭독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에 국내 90개 협단체가 모여 애도사와 자유 선언을 발표하며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90개 협단체는 공동대책위원회를 출범해 WHO 결정과 WHO의 게임질병코드를 국내에 바로 적용하려는 보건복지부 등을 규탄했다.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사진=변인호 기자)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29일 서울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출범식 및 기자회견을 열고 ‘게임질병코드 지정에 관한 애도사’와 ‘게임 자유 선언’을 발표했다.

이날 출범식에는 공대위 위원장인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회장(중앙대 교수), 정석희 한국게임개발자협회 회장,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회장, 김병수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회장, 최요철 차세대융합콘텐츠산업협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위정현 위원장은 “오늘 이런 행사를 준비하면서 저희는 많은 고민과 토론을 하면서 게임은 젊은이들의 문화이자 4차 산업혁명의 꽃, 한류의 원형이라고 생각하게 됐다”며 “이번 질병코드 도입을 보며 게임이 뭘 그렇게 잘못했는가 하는 자괴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이제는 과거의 게임 문화를 떠나보내고 새로운 게임 문화, 새로운 게임 산업으로 다시 태어나는 장으로서, 앞으로 국민으로부터 사랑받고 인정받는 문화로서의 게임,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힘으로서 어떻게 인정받을 수 있을까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게임과 관련이 없는 콘텐츠, 문화, IT 관련 학회와 협단체들, 각지의 진흥원 등 90개 단체들과도 함께한다. 오늘 이 자리는 새로운 게임 문화에 대한 국민적 호소와 다짐을 위한 자리”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위 위원장과 4명의 협회장들이 ‘게임질병코드 지정에 관한 애도사’를 낭독했다. 이들은 "언제나 지치고 힘들었을 때 내 옆에서 친구가 되어준 게임, 밤을 새워가며 공략해가는 즐거움에 시간 가는 줄 몰라서, 게임이 너무 좋아서 게임 업계에 뛰어들게 됐다"면서 "하지만 게임을 만드는 시간에 비례해 게임을 플레이하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었고, 어느새 나이가 들어 업무에 치이며 게임을 즐기는 시간은 줄어들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서 "25일 WHO에서 게임이용장애라는 이름을 붙여 질병코드로 지정한다는 비보가 들려왔다. 게임에 몸 담은 많은 분들이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술로 밤을 지새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제 우리는 다시 일어서고자 한다. 게임이 문화가 아니라는 자들에 대항해 당당히 맞서고자 한다. 어쩌면 그들은 이제 게임 뿐 아니라 인터넷, 유튜브, 영화, 만화에도 굴레를 씌우려고 할지 모른다. 우리는 e스포츠 종주국이자 게임 문화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이라는 자부심이 있었지만, 과거의 영광이 될지 모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왼쪽부터)김병수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회장,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회장, 중앙대 김주명 학생,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회장, 정석희 한국게임개발자협회 회장, 최요철 차세대융합콘텐츠산업협회 회장(사진=변인호 기자)

곧바로 전국 대학생 대표로 참석한 중앙대 김주명 학생의 게임 자유 선언 낭독이 이어졌다. 선언문은 “게임은 젊은이들의 살아 있는 문화다. 그러나 게임은 지금 현대판 ‘마녀’가 되어버렸다”며 “게임은 저희들의 소중한 문화이며, 4차 산업혁명이라는 미래를 여는 창이며, 5000년 역사에서 한국이 자랑할 만한 혁신의 산물이자 인공지능을 낳은 토대”라고 호소했다.

공대위의 향후 계획도 공개됐다. 공대위는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한편, 게임 인식 개선을 위한 연대 활동도 추진한다.

구체적으로는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국방부, 중소기업벤처부 등 게임 관련 범부처가 참여하는 민관합의체 구성 ▲공대위 상설 기구화 ▲사회적 합의 없는 KCD 도입 강행시 법적 대응 검토 ▲보건복지부 장관 항의 방문 및 보건복지위 위원장, 국회의장 면담 ▲게임질병코드 관련 국내외 공동 연구 추진 및 글로벌 학술 논쟁의 장 마련 ▲게임질병코드 도입 Before&After FAQ 제작 및 배포 ▲게임질병코드에 맞설 게임스파르타(파워블로거) 300인 조직과 범국민 게임 촛불운동 시작 ▲게임질병코드 관련 모니터링팀 조직 ▲유튜브 크리에이터 연대 활동 강화 ▲범국민 청와대 국민청원 검토 등의 활동을 할 방침이다.

한편, 게임질병코드 반대를 위한 공대위에는 한국게임학회, 한국게임산업협회, 한국영화학회,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 한국게임개발자협회, 차세대융합콘텐츠산업협회, 한국애니메이션학회, 청년문화포럼 청년정책위원회, 한국게임법과정책학회, 게임문화재단, 한국만화애니메이션학회, 한국모바일게임협회, 문화산업정책협의회, 문화연대 등 게임 및 문화콘텐츠 협단체들과 함께 부산정보산업진흥원,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 게임물관리위원회, 성남산업진흥원, 게임이용자보호센터 등의 지방정부 단체 및 유관기관, 넥슨 노동조합 스타팅포인트, 스마일게이트 노동조합 SG길드 등의 노동조합 등 50여개 협단체 및 경희대학교 디지털콘텐츠학과, 계원예술대학교 게임미디어과, 공주대학교 게임디자인학과, 동부산대학교 게임컨설팅과, 동서대학교 디지털콘텐츠학부, 동서울대학교 게임콘텐츠학과, 동양대학교 게임학부, 동의대학교 디지털콘텐츠 게임애니메이션공학부 게임애니메이션전공, 배제대학교 게임공학과, 상명대학교 게임학과, 서강대학교 게임&평생교육원 등 30개 이상의 대학 및 학과가 모였다.

다음은 ‘게임 자유 선언’ 전문이다.

게임은 우리 젊은이들의 살아 있는 문화입니다. 게임 속에서 우리는 숨 쉬어 왔고, 게임 속에서 세상을 분석하는 능력을 키워왔습니다. 게임은 배움의 장이기도 합니다. 게임의 복잡한 구조를 헤쳐나가면서 우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습득합니다. 게임은 신화, 역사, 과학, 사회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전달하는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게임은 소통의 창이기도 합니다. 낮은 사회성으로 인해 대인관계를 맺는 데 어려움을 겪던 사람들은 게임으로 세상과 소통합니다.

 

그러나 게임은 지금 현대판 ‘마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아니 마녀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젊은 세대의 ‘그릇된 문화’가 돌을 맞고 있습니다. 19세기에는 소설이 그 대상이었습니다. 20세기에는 TV였습니다. 21세기 기성세대는 젊은이들의 정신을 오염시키는 새로운 악을 찾았고 낙인을 찍었으니, 그것이 바로 게임입니다.

 

게임이 소설이나 TV와 다른 점이 있다면 셋 중 유일하게 질병 코드를 부여받았다는 것입니다. 소설의 독자들은 과한 몰입으로 인해 현실과 환상과의 구분 능력을 잃고 건설적이지 못한 분야에 힘을 쏟는다고 비난받았습니다. 그러나 이토록 비난 받던 소설도 질병으로 분류되지는 않았습니다. 아니, 질병으로 분류되기는커녕 이제 사람들에게 더 많은 소설 읽기를 권장합니다.

 

나아가 소설은 게임으로 진화했습니다. 양방향 문화 매체인 게임은 이제 소설 속에서 상상해왔던 현실을 가상으로 그려내고, 유저 모두가 연결되어 서로 소통하고 생각하며 공동의 과업을 달성하는 장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저희들의 게임에, 게임을 조금 많이 하는 사람들에게 ‘6C51’이라는 코드명이 부여되었습니다.

 

오늘 저희는 국민 여러분께 호소하고자 합니다. 게임은 저희들의 소중한 문화이며, 4차 산업혁명이라는 미래를 여는 창이며, 5000년 역사에서 한국이 자랑할 만한 혁신의 산물이라는 것을 호소하고자 합니다. 게임은 인공지능을 낳은 토대이기도 합니다. 우리 모두에게 충격을 줬던 알파고의 아버지 데미드 하사비스는 게임 개발자였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시기를 호소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게임이 청소년기라는 질풍노도의 시기에 공부에 시달리는 우리들의 삶에 위안을 주고,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소중한 친구라는 사실을 인정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지금의 저희가 21세기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는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지켜봐 주시고 격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FOURSTER 변인호 기자 l jubar@4ster.kr 변인호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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