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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I] 만화 같았던 SKT의 그룹 스테이지
[MSI] 만화 같았던 SKT의 그룹 스테이지
  • 변인호
  • 승인 2019.05.15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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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LCK지!”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그룹 스테이지 마지막 경기였던 SK텔레콤 T1과 IG의 경기가 중계되는 동안 인터넷 생방송 플랫폼 채팅창에 봇물처럼 쏟아졌던 말이다.

소년 만화에는 라이벌보다 약했던 주인공이 전투를 거듭하면서 성장하고 고비를 넘기면 대폭 달라져 그대로 라이벌을 압도하는 클리셰가 자주 나온다. 이번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그룹 스테이지의 SK텔레콤 T1도 그랬다. IG와 G2만 만나면 무기력하게 패배했던 SK텔레콤 T1이 문자 그대로 그룹 스테이지 마지막 IG전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2위로 토너먼트 스테이지에 진출했다.

 

사진=라이엇게임즈
사진=라이엇게임즈

SK텔레콤 T1은 지난 14일 베트남 하노이 국립 컨벤션 센터에서 진행된 ‘2019 MSI’ 그룹 스테이지 5일차 결과 북미(LCS) 대표 팀 리퀴드와 중국(LPL) 대표 IG를 꺾고 토너먼트 스테이지로 향했다. T1의 그룹 스테이지 최종 성적은 7승 3패였다. 3패는 유럽(LEC) G2에 2패, IG에게 1패다.

경기가 시작하기 전에 김대호 그리핀 감독은 T1을 “연습경기까지 모두 보는 제가 볼 땐 SKT T1이 싸움을 하는 타이밍이 어긋났던 것 같다”며 “타이밍만 잘 잡으면 SKT T1은 잘 싸우는 팀이다. 모든 팀이 그렇듯 SKT T1도 패배했을 때 피드백이 빠르고 영점조정을 잘 하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많은 사람이 주목했던 IG전은 김대호 감독 말대로 흘러갔다. 변수를 줄이는 밴픽으로 T1은 밸런스 잡힌 조합을, 개인기량에 따라 결과가 크게 갈리는 IG의 조합이 정해졌다. 정글러 ‘클리드’ 김태민 의존도가 높다는 것이 아직 T1의 약점으로 꼽히는 부분이긴 하지만 IG전에서도 김태민의 플레이는 빛났다.

IG의 시야를 절묘하게 회피해 탑 갱킹을 시도한 김태민은 그대로 IG의 ‘더샤이’ 강승록을 잡아냈다. IG의 정글러 ‘닝’ 가오젠닝은 성장에 집중했다. 그러다 ‘닝’이 초반 라인전에 큰 도움을 주는 바다 드래곤을 공략하던 것을 발견한 김태민이 바다 드래곤을 스틸했다.

하지만 IG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바텀 교전에서 IG 서포터 ‘바오란’ 왕리우이가 간신히 살아난 반면 ‘테디’ 박진성은 끊긴 상황이었다. 거기에 강승록이 T1의 탑 라이너 ‘칸’ 김동하를 혼자 잡아냈다. 자칫하면 역전당할 수 있는 위기였다.

19분쯤 대지 드래곤이 나타났다. 과감하게 드래곤을 공략하는 T1을 발견한 IG는 허겁지겁 저지에 나섰다. 이 때 ‘마타’ 조세형의 슈퍼 플레이가 돋보였다. 조세형이 IG 바텀 듀오를 궁극기로 묶으며 교전을 시작했고, IG의 진형은 반으로 갈라졌다. T1은 그 사이 급성장한 ‘페이커’ 이상혁의 라이즈를 앞세워 대승을 거뒀다.

이후 성장 차이는 더 빠르게 벌어졌다. 23분 내셔남작 사냥을 시작한 T1은 IG가 견제하러 올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IG는 강승록의 궁극기를 이용해 교전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 상황을 미리 예측한 T1은 내셔남작 스틸 방지를 위해 딜을 멈추고 IG를 공격하기 시작했고, 미리 파고들 공간을 보고 있던 김동하가 궁극기를 켜고 IG 3명을 혼자 마크했다. 이상혁과 박진성이 전진하며 IG는 무너졌고, 28분 만에 골드 획득량이 1만 골드 차이가 됐다.

 

사진=라이엇게임즈
사진=라이엇게임즈

이번 경기는 지난해 한 해 동안 억눌렸던 LCK 팬들의 답답한 마음을 시원하게 뚫어준 경기였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가 지난 2012년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한국(LCK)은 한동안 세계 최강의 자리를 고수했다.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에서 2012년 아주부 프로스트가 준우승한 이후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단 한 번도 우승을 다른 나라에 내준 적이 없었다. 왕좌에 앉아있던 팀은 달라졌어도 LCK 소속이었다.

하지만 지난해는 달랐다. LCK 스프링 스플릿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고 우승을 차지해 MSI에 진출했던 킹존 드래곤X가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LPL의 RNG에 밀려 결국 MSI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아시아 지역 상위 팀끼리 자웅을 겨루는 ‘리프트 라이벌즈’에서도 LCK는 LPL에 밀려 준우승이었다. 지난해 롤드컵은 결승전 단골 손님이었던 LCK가 8강 문턱도 넘지 못했다. IG가 LEC의 프나틱을 제압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거기다 이번 MSI 그룹 스테이지에서 IG는 9승 0패로 전승까지 코 앞인 상황이었다. 매 경기를 완벽하게 치렀던 것은 아니지만, IG는 초반부터 특유의 공격력과 빠른 판단을 내세워 불리한 판세를 뒤엎으며 승리해왔다. T1은 “속도감이 부족하다”, “너무 후반지향적이라 초반에 무너지면 그대로 밀린다” 같은 지적을 받아온 상태였다.

하지만 “경기만 보는 시청자들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김대호 감독의 말처럼 T1은 달라진 모습이었다. 이번 경기로 완벽히 달라졌다고 확언할 순 없다. 하지만 이번 그룹 스테이지의 T1은 미세조정을 끝낸 모습이었다. T1은 5명의 선수 모두가 경기 내내 제 역할을 충실히 해냈고, IG가 무너질 때마다 채팅창은 온통 “이래야 LCK지”라는 채팅으로 가득했다.

 

사진=트위치 방송 화면 캡처
캡처=트위치 방송 화면

토너먼트 스테이지는 17일부터 시작된다. 10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된 MSI 결과 IG가 9승 1패, T1이 7승 3패, G2가 5승 5패, 팀 리퀴드가 4승 6패로 토너먼트 스테이지에 안착했다.

토너먼트 스테이지는 17일부터 19일까지 대만 타이베이 헤핑 농구 경기장에서 진행된다. 4개 팀은 각 지역의 자존심을 걸고 5전 3선승제의 치열한 토너먼트 대결을 펼치게 된다.

17일 오후 7시 진행되는 준결승 1경기는 IG와 팀 리퀴드가 대결한다. SKT는 다음날인 18일 오후 4시 G2와 맞붙게 되며, 각 경기 승리팀은 19일 오후 4시부터 진행되는 결승전에 진출한다.

한국 대표로 토너먼트 스테이지 진출에 성공한 SKT는 그룹 스테이지 후반으로 갈수록 좋은 성적을 거뒀으며, 전통적으로 다전제에 강한 팀이라는 특징 때문에 남은 경기에서 더욱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이번 MSI에서 우승하면 SKT는 MSI에서 3회째 우승을 거두게 된다.

한편, 라이엇 게임즈는 MSI 3회 우승에 도전하는 SKT의 다큐멘터리 영상 ‘The One’을 18일 공개할 예정이다. 다큐멘터리는 총 2부작으로 18일 오후 3시 10분 1부가 방송되며, 2부는 추후 방송 시점이 공개될 예정이다.

FOURSTER 변인호 기자 jubar@4s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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